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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물이야기

단원 김홍도의 해학과 풍자를 보여주는 평안감사향연도 중 <부벽루 연회도>

단원 김홍도의 작품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생각하시나요? 대부분의 사람들은 '풍속도첩'을 생각합니다. 김홍도는 해학과 풍자를 섞어 서민 사회의 생활 정서를 그려 그의 작품을 보면 우리 선조들의 삶의 자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.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'풍속도첩' 외에도 김홍도의 작품이라 전해지는 '평안감사향연도'를 보면 이런 모습이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.

'평안감사향연도'는 평안감사(평안도 관찰사) 부임을 환영하기 위해 세 곳에서 열린 연회를 그린 작품으로, <월야선유도>, <부벽루 연회도>, <연광정 연회도>가 있습니다. 이번에 '평안감사향연도' 중 <부벽루 연회도>의 나타난 서민들의 모습을 함께 감상해 볼까요?


평안감사향연도 중 <부벽루 연회도>


<부벽루 연회도>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면 가운데는 평안감사의 연회가 열리고 있고, 주변에는 구경나온 인파들로 북적거리고 있습니다. 연회가 마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구경거리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.
 
그럼 지금부터 어떤 모습들이 있는지 한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.



어느 곳을 가더라도 꼭 이런 아이들이 있지요. 아이들은 싸우고 주변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나무라고 있습니다. 이 한 장면을 보면 김홍도가 얼마나 생생한 표정으로 사실적인 표현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.

이 장면에서는 세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표현된 것으로 보이는데, 왼쪽에 있는 두 사람은 싸우는 아이들에게 신경도 쓰지 않고 있으며, 가운데 두 사람은 아이들을 나무라고 있고, 오른쪽의 한 사람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철이 없다는 듯이 쳐다만 볼뿐 방관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.

어떻게 생각하시나요?

재밌는 것은 싸우는 아이들을 계속 보고 있으면 왼쪽 아이가 더 힘이 세 보이지 않나요?^^



이 사람은 무슨 잘못을 한 것일까요? 포졸은 멱살을 잡고 "같이 가자."하는 듯이 임의동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. 포졸에게 잡힌 사람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고, 포졸의 표정을 보면 무척이나 화가 나있는 것 같습니다. 이런 큰 행사에서 잡혔으니 아마도 이 사람은 곤욕을 치렀겠네요.



평소에 보기 힘든 장면이니 나무에라도 올라가서 자세히 보고 싶었나 봅니다.
저라도 이런 행사라면 올라가겠습니다.^^



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엔 항상 장사꾼이 있죠.

장사를 하는 아이의 자세를 보아 파는 물건은 엿 아니면 떡이겠죠? 그런데 저 아이 뭐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옆에 아이 빼고는 사람들이 아무도 쳐다보질 않네요. 이날 얼마나 팔았을까요?



이 가마는 누가 타고 왔을까요?



이 분은 벌써 거하게 술을 드신 모양입니다. 술취한 사람은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보이는 표정이고, 옆에 있는 사람은 집에 데려다 주겠다는 듯이 부축을 하고 있네요.



이 사람은 포졸에게 안내를 받고 있습니다. 연회에 초대 받은 사람일까요?

허리를 굽히고 있는 것으로 보아 관직에 있는 사람 같지는 않아 보이고, 단지 연회 장소를 안내 받고 있는 듯 합니다. 앞에 분은.. 할머니인가요? 이 분을 안내해 드려야 하지 않나..



내쫓는 포졸이나 내쫓기는 사람이나 표정이 참 재미있지 않나요? 모두가 웃고 있습니다. 이 포졸은 위쪽에 임의동행을 요구하던 포졸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. 나뭇가지로 보이는 것을 왼손에 들고 내쫓는 것으로 보아 꼭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며, "저리 가시라니까요."라고 하는 포졸과 "그거참. 알았다니까."라고 선비들이 대화하는 것 같습니다.



가운데 포졸의 눈을 보면 꽤나 짜증이 나 있는 모양입니다. 재밌는 것은 포졸들이 왼쪽 사람들은 가만히 놔두고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만 내쫓고 있습니다. 가운데 아이는 그냥 가자고 어른의 손을 잡아 끄는 것 같기도 하고, 무엇인가를 해달라고 조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.



위에 포졸과 마찬가지로 이 포졸도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은 놔두고 왼쪽에 있는 사람들만 내쫓고 있습니다. 이 때도 지정 자리가 있었던 걸까요? 가운데 아이들은 그런 와중에도 보란듯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네요. 한 아이는 연회가 꽤나 궁금한가 봅니다.

상황을 보기 위해 한 번 좀 더 전체적인 모습을 볼까요?



전체적인 모습을 보면 포졸들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.
몰려드는 사람들에 비해 통제하는 포졸들의 수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드네요.



마을에 큰 잔치가 열려도 참석하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.

사진기가 없던 시절 일상의 장면을 솔직하고 사실적인 표현으로 그려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준 단원 김홍도의 작품을 감상해 보시니 어떠신가요? 이 밖에도 '평안감사향연도' 중 <부벽루 연회도>에는 여러 재미있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. 직접 한 번 찾아 보고 그 장면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.^^